처음 부터 본 건 아니지만, 보기 시작한 이후부터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재밌었다. 마지막 회만 빼놓고선.

내용도 그렇고, 전개하는 속도도 그렇고, 요즈음의, 아니 대다수의 우리나라 드라마와는 그 궤를 좀 달리하는 드라마였다. 끄는 거 없이 빨리빨리 전개하는 게 마음에 들었다. 더 마음에 든건 이야기의 갈등 구조였다. 단순한 선과 악의 양면대결이 아니라 그 이중성을 다른게 좀 더 소재가 현실적이고 어른 스럽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 들었다. 가해자의 악에 고통받으면서 그 악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으로 또 다른 악이 되어 그 악에 물든 자신을 보면 절규하고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모르겠다. 보통 사람이라면 극단에 몰리면 그런 모습을 띄게 되지 않을까...(물론 초인이라면 다르겠지만, 그런걸 바라고 가상의 현실을 보고 싶지는 않다. 재미없으니까)

주인공인 신류(개인적으로는 하나가 비중이 크긴 하지만, 결코 주인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껏해야 신류가 그런 모습으로 변해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계기면서 동시에 이야기의 주제를 이끌어 나가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그녀에게는 특별한 의지가 없었고, 단지 흐름에 따라 이끌려 가는 존재에 지나지 않았으니까)는 그런 의미에서 멋진 주인공이었고, 혼 역시도 그랬다고 생각한다. 겉껍데기는 귀신을 다룬 공포 드라마 같았지만, 실은 인간의 내면을 다뤘다고 생각하고. 그런 느낌이 마지막 화의 급한 마무리 때문에 빛을 잃었지 않나 싶다.

분명 신류라는 인물이 파멸하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였다. 적어도 악이라는 것은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좀 큰 존재니까. 근데 적어도 그런식의 파멸은 아니었다라고 생각한다. 그건 파멸이라고 보기에는 차라리 구원에 가까웠다. 이 때까지 그가 행했던 모든 결과들이 단순히 미화되고, 그냥 파멸직전에 덮여 버렸다. 적어도 그 전까지 바래왔던 것은 한 인물이 그러한 과정을 거쳐가면서 어떻게 파멸되어 가는지, 그 과정이 묘사되기를 바래왔던 거지, 단순히 모든 행복하게 살았더래요 하는 드라마를 바란게 아니었으니까. (등장인물이 죽었어도 이건 그냥 그런 느낌 밖에 안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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